2024년 초에 보드게임 회사 중에 제일 큰 곳이라고 알려진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창고개방전이란 행사를 진행하였다. 해당 행사는 입장권이 10만원이었지만(물론, 보드게임 가격으로 차감시켜주는 페이백 입장권이었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드게임 회사를 구경한다는 것만으로도 메리트가 있어서 판매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방문한 코리아보드게임즈 창고에서 크기에 압도당하고, 종류에 압도당하다 정신없이 보드게임을 주어서 담다보니 36만원을 추가로 구매하였다!(도합 46만원...+_+) 그런데, 이 정도 구매한 것이면 방문했던 사람들 중에서 제일 적게 구매했었을 정도였어서 다음 번에 또 기회가 되면 사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랬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무더웠던 2024년의 여름이 지나면서 따분해진 어느 날,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보드게임 회사의 중소업체들이 모여서 창고개방전이란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보드엠', 'MTS게임즈', '아스모디코리아', '행복한 바오밥', '한올 M&C', '게임 올로지', '보드피아' 등 무려 7개 업체의 연합 행사였다보니 다시금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뒤늦게 소식을 알게된 것도 있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 중에 입장권 구매가 열리다보니 조금 늦게 접속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이미 좋은 시간 대의 매물들은 전부 팔리고 남은 것은 일요일 정도였다. 그런데, 보드게임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창고개방전이라는 행사를 통해서 보드게임을 구경하는 것도 또 하나의 낭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래도 갈 맘이 있어서 구매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때는 몰랐다. 이 날이 나에게 행복한 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런데 막상 당일이 되니까 가기 너무 힘들었다. 다음 날 출근을 해야하는데, 집에서부터 창고개방전 행사장 위치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로 201 806호(GL메트로시티)까지 무려 편도로만 '2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고 싶었던 이유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꾸역꾸역 준비를 하고 가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날짜는 9월 29일 일요일 13시 타임이었다. 행사 장소에 거의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이 GL메트로시티로 가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창고개방전을 가시나 했는데, 내 생각과 달리 다들 다른 방향으로 가버리는 것이었다.(사실, 여기서 만났던 분들은 도착해서 다시 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가려고 하는데,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있어서 '오, 럭키비키잖아' 하면서 바로 탑승하였는데...
시리즈온과 카카오TV에서 방영되었던 '연애혁명'이란 드라마에서 보면 공주영이란 주인공이 꿈에서 그리던 이상형인 '왕자림'을 만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마자 굉장히 눈부신 분이 탑승하고 계셨다. 너무 예뻐서 심장도 두근거려서, 정신도 못 차리고 엘리베이터 층수를 못 누르고 얼굴이 빨개져서 쭈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분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혹시, 보드게임 창고개방전 가세요?"라고 질문을 하시는 것이었다.
tvN '눈물의 여왕'에서 백현우 변호사가 홍혜인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1,000년의 이상형이라고 말을 하였다. 그런데, 진짜 그 말이 정답일 정도로 '단발머리', '편하게 신은 굽이없는 샌들', 그리고 '흰 피부'의 그 자체만으로도 1,000년의 이상형이었는데 '보드게임'도 좋아한다고? 너무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얼굴은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서 '네' 라고 단답으로 말만하고 넘겨버렸다. 그런데 1층에서 8층까지 가는 길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가는 것보다 더 더디게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얼굴이 너무 빨개지는 것을 들킬까 싶어서 빠르게 내렸다. 그리고 도착해서 이름표를 수령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뒤에 오시면서 이름도 들었는데 생각해봐도 현실에서 있을 수도 없었고, 경험한 적이 없었다다. 그런데 보드엠 측에서 준비해둔 의자가 부족해서 나까지만 앉을 수 있었고, 뒤에 서 계셔서 자리를 양보할까 만 번 정도 고민했는데, 심장이 너무 콩닥거려서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신상품으로 나온 '타브리즈'랑 '듄' 게임들만 구경했었던 것 같다. 친구들한테도 카톡을 했는데, 그 정도면 '연락처' 정도는 물어보라는 말이 많았는데, 그 행동이 가볍게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맞이해서 행사에 오셨는데 기분을 방해할까 물어보지 않았고, 순서를 기다려 입장하게 되었다.
* 보드게임 관련 내용을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다음 편에 본격적으로 작성해보겠습니다!!